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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김두산 이메일
작성일 2015-03-08 조회수 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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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민족 시인 이상화님의 시 한편을 소개해 올림니다.

지금은 남의땅 _빼앗긴들에도 봄은오는가?

나는 온몸을 햇살를 받고
푸른 하늘 푸른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를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를 다문 하늘아 들아
내맘에는 내혼자 온 것 같지가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를 해 다오

바람은 내귀에 속삭이며
한자욱도 섰지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그 를 뒤에서 반갑게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상단 같은 머리털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 하다.

혼자라도 가뿐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맨드라미 들바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 바른이가 지심을 매던 그들이라 다 보고 싶다.

강가에 니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를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를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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