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마당


자유게시판

이름 train 005ЭА 이메일
작성일 2014-07-05 조회수 695
파일첨부 IMG_0975.JPG
제목
만주여행5 (마지막)
몇주뒤 여행준비로 시간이 촉박해서 이번회로 마무리 해야겠습니다
-------------------------------------------------------------
둘째날 고고학 박물관에 갔다가 모스크바에서 온 젊은 부부에게 자므이카(zamika)라는 유원지 위치를
지도앱에서 찾아달라 하였더니
차가 없이는 가기힘들다며 자신들도 거기가는길이니 친절하게도 태워주겠다고 하였다.
역시 건전한곳에 가니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가 보다
남자는 권총이 그려진 셔츠를 입고 있는데 총기류 제조회사에 다닌다고 한다.
부인이 하바로프스크 아가씨와 무슨 동호회의 같은회원이라고 한다
동행중인 그 하바로프스크 아가씨는 20대 초반의 연해주 원주민으로 보이는데
작고 넓은 몸매를 가진 딱 봐도 몽골인 처럼 생겼다.
모스크바친구는 우리가 닮았다며 웃는데
개를 좋아한다길래 진돗개를 아느냐고 했더니
tasty? 라며 농담을 하곤 자지러지게 웃는다.
그들과 헤어진후 아무르강 철교가는길을 찾다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아가씨 두명에게
지도앱에 표시된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물었더니 자신들도 아무르철교 근처 산다고 해서
같이 버스를 탔다.
버스에는 중앙아시아인 노동자와 슬라브인들로 만원인데
그 좁은곳을 차장 아주머니는 일일히 찾아다니며 요금을 받는다.
버스에서 내리더니 이아가씨들이 조금만 걸어가면 철교를 볼수 있다고 해서 따라가는데
거의 40분을 걸었다.
좋은길도 아니고 인터체인지 가드레일을 몇개씩 넘어가며 경찰이 못가게 하면 다시 길을 물어가고..
나는 차츰 감동했다.
하바로프스크가 60만의 도시라지만 외곽은 시골이나 다름없는 풍경이고
이아가씨들에게서는 시골아가씨의 천진한 순박함이 진하게 느껴졌다.
그러다가 언덕위의 짓다만 건물로 올라가는데 불량기 있는 넘들이 같이 담배피우자고 농을 건넬때마다
니예트! 를 연발하고...
사납게 짓으며 쫒아오는 똥개도 달래가며..
결국 언덕에 도착했다.
나는 계속 따라오기만한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언덕위 건물입구로 앞장서 달려들어 갔는데...
들어갈수가 없었다.
반지하로 짓다만건지 입구1층 바닥이 내키만큼이나 밑에 있었다.
후레쉬로 비쳐보니 바닥은 울퉁불퉁하고 온갖 폐자재,쓰레기가 쌓여있으니 주춤거리고 있는데
비앙카라는 아가씨가 척 보더니 바로 뛰어드는것이다!
24살밖에 안된 아가씨들이 이럴수있다는게
내게는 상식밖의 일이다.
사실 이 아가씨들이 거기까지 걸어오면서 많은것을 물었는데
하나씩 조건을 따지는 질문이었다.
1.이곳에 한국인 개신교회당이 있는데 교회에 다니느냐? no
2.노동자로 왔느냐? 니옛 야 투리스트
3.불교냐? no
4.담배피우느냐? no
비로소 훌륭하십니다라는 말을 들을수 있었다.
옥상으로 올라가는길을 찾지못해 컴컴한 건물을 헤매다가 결국 찾아냈다
옥상엔 이미 몇몇 러시아인들이 철교를 조망하고 있었다.
여기서부터가 진정한 시베리아횡단의 시작이다.

그 아가씨들은 택시를 불러주겠다는데도 걸어가면 된다며..
나중에 지도를 확인해보니 1시간이상 걸어간것인데 그때 시간이 이미 밤 11시가 넘어있었다.
9시에 해가 진다지만 10시가 넘으니 집에서도 아가씨들한테 전화가 오고..
오히려 나에게 레니나 울리쨔(street)까지 어떻게 갈거냐며 사설 택시회사에 전화해 요금까지 확인시켜주었다.
이번여행을 통해 가장 고마운 아가씨들이며 어쩌면 이 여행기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타까운것은 이 아가씨들도 안톤처럼 하바로프스크를 떠나려 하고 있었다.
하바로프스크 뒷쪽엔 오히려 차이나타운이 건설중인데...
캐나다 이민을 갈망하고 있었다.
안톤은 벨로루스 민스크로 이 아가씨들은 토론토로...

푸위엔 가는 표는 아무르강 선착장에 작은 컨테이너형태의 가건물에서 판다.
러시아어로 푸위엔(Фуюань) 이라고 쓰여 있으니 찾기 쉽다
안톤과 포옹인사후 배에 오르니 흑룡강성에서 온 조선족 일행이 있다.
하바로프스크 중앙시장에서 닭요리를 판다는 청년은 35세인데
북경에도 가게가 있다고 한다.
흑룡강성에서 태어났고 여자친구는 하바로프스크 대학원생이라고 한다.
무릎을 다쳐 심하게 절뚝거리는데...시내 거리에서 병원을 본 기억은 없다.
황광위란 재벌을 아느냐 물으니 지금 감옥 갔단다-_-
온주상인들이 모스크바경찰에게 몽땅 털렸다는 얘기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모바일게임으로 많은 중국인들이 20억씩 벌었다며
자기도 돈이나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는데
내가 상인을 많이 본탓도 있겠지만
조선족 포함 중국인들의 상인기질은 정말 치열하단 느낌이 든다.
기억에 남는것은 푸위엔에 도착하니 그 조선족 친구 왈
"내나라에 오니 좋네"

그래... 나라란 과연 무엇일까?
기록에 보면 간도관리사로 조선이 이범윤을 파견했다하는데.
사실 간도로 간 조선족은 그때 이미 마음속의 조국을 바꾼것 아닐까?
탐관오리들의 학정과 살인적인 세금이 없는곳을 찾아 떠났는데
그런그들에게 또 관리사를 보낸 조선은 조선인을 관리한다며 만주를 침략한 일본과 얼마나 다른걸까?
남부지방의 백성들을 함경도로 강제이주시켜 2년만에 절반을 죽게만든 세종대왕은 스탈린과 어떻게 다른걸까?
그러나 흑룡강성에서 태어나고 자라 한국에 와본적도 없는 이 조선족 청년의 한글실력은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푸위엔에선 역시나 쉽게 보내주지 않았다.
어디서 왜 뭐하러 어디로 가느냐?
같은 질문의 반복
배낭을 모두 뒤지고,노트북도 부팅시켜 바탕화면을 확인하고.
장춘호텔 예약증을 보고서야 꽤 안심했지만 다시 반복 질문.
1시간만에 혼자 나오는데 공안차가 따라와 타라고 한다.
푸위엔 역까지 데려다주라한것인지 무슨 지시를 받은것 같다.
안쫑건 지니엔꾸안에 간다했으니 친절을 베푸는건지 끝까지 동선을 감시하려는건지 모르겠다.
공안 기사는 귀찮아 죽겠다는 표정이다가
푸위엔에서 뭐할거냐해서 워 마이츠더,먹을것 산다고 했더니 반색하며 시장에 세워주고 가버린다
푸위엔은 시전체가 시장,쇼핑거리다
심지어 내가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고 있는데도 그 앞에 와서 셔츠 90위엔이라며 사란다.
내가 중국어를 못알아듣는것 같으니 아줌마 러시아어가 또 달변이다.

아침에 하바로프스크 아파트를 떠나는데 역시 온수가 안나왔다
혹독한 겨울을 보낸후 보일러 수리하느라 그럴수있다고 한다.
푸위엔에서 목욕탕을 번역기로 찾아보니 푸진여우위치마(근처에 목욕탕 있어요?)인데
하얼빈에서도 보니 浴자가 들어가 있으면 목욕탕이다.
중국어를 몰라 다 ok했더니 한국에서도 안한 때밀이를 당했다.
이태리타월로 비누질없이 얼굴밀기를 정말로 한다.
목욕탕 사장에게 푸위엔역 택시요금을 물으니 100위안이라는데 기사는 50위안이란다
역에서 생수(광추엔 쑤에이)2병 가격을 물으니 옆에 공안녀석에 10위엔이라 장난치는데 점원아가씨가 웃으며 4위엔이라 한다.
이제 하얼빈까지 16시간 란워 침대열차다

열차는 차간호근처까지 내려갔다가 하얼빈으로 가는데 승무원이 비어있는 란워객실에서 흡연을 한다.
러시아연해주와 달리 철로옆엔 농작물로 빈땅이 없다.
하얼빈에 도착해서 바이두지도에 나온대로 버스를 타고 731부대에 갔다.
안중근기념관은 점심시간이라 스탈린 거리 송화강케이블카로 태양도 러시아문화공원을 구경했다
태양도 러시아마을을 구경하고 나오다가 누가 중국어로 묻길래 한국어로 확 대답했더니
깜짝 놀라며 자기도 조선족이라해서 카톡아이디를 교환했다.
부인도 조선족인데 러시아어 통역관이라 한다
그친구가 미처 다 못본 러시아인들 공연을 찍어 동영상을 보내 주었다

열차시간이 1시간밖에 남지 않아 송화강가에서 택시를 탔으나
안중근 기념관을 모르고 하잔(하얼빈역)은 아는데 하잔이 어딘지는 모르는건지
행인에게 길을 묻고 있다.
행인이 뭐라고 가르쳐주는데도 출발을 못한다.
지나가던 차안의 아주머니가 눈빛으로 그냥 내려버리라 한다.
하얼빈까지 와서 안중근 이토저격현장을 못보고 언제 또 온단 말인가?
45리터 배낭을 메고 건과일로 가득찬 보조가방하나를 들고
하잔쪽으로 냅다 뛰었다
뛰다가 다른 택시를 탔으나 너무 가까운건지 안간다며... "푸슌달" ...내리란다.
다시 뜀박질에 하잔우측 4차선 교각도로 무단횡단...

비로소 안중근 기념관에 들어가려 하니 짐이 많다며 저쪽에 맡기라는것 같다.
그쪽에 가봤으나 여직원은 나몰라라 문을 닫아버리네.
결국 육두문자가 나오기 시작하려는데 안중근 기념관 직원에게 화를 내선 안돼겠고
열차시간이 몇십분 안남았는데 이마에 땀이 난다
서너번 기념관 직원과 실랑이 하다가
마침 한국인으로 보이는 예쁜 아가씨에게 사정얘기를 하려는데
역시 중국인이다.
그래도 40분뒤 촉박한 장춘행 열차시간표를 보여주며 대신 부탁해달라하니
이 남자 직원이 결국 관람을 허락해 준다!

나중에 심양 영사관에 물으니 원래 기념관엔 한국어 가능한 직원이 상주하는데 잠깐 자릴 비운거라한다.
큰짐은 가지고 들어갈수 없다고 한다.
아마 역안에 물품보관대가 있는것 같다.

하얼빈 택시는 엉망이다.
하잔(하얼빈역)에서 서잔(서역)으로 가는데 합승에 가격흥정이 끝이 없고..

월드폰은 중국열차안에선 터지지 않았다.
다른 중국폰은 잘돼는데
푸위엔 -하얼빈, 하얼빈-장춘 열차안에서 월드폰은 무용지물이다.
데이터로밍 인터넷은 느리지만 잘된다.

여행기를 이것으로 마칩니다
하바로프스크의 안톤과 안나, 철교의 아가씨들
안중근 기념관 출입을 도와준 하얼빈 아가씨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전글 민주당의 아마추어리즘 정치
다음글 우리는 최규식 전국회의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