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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train 005ЭА 이메일
작성일 2014-06-25 조회수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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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주여행4
게은른 가운데도 나름 바쁘다보니 너무 오랜만에 게시판에 들어왔습니다.
혹시 기다리신 분이 있었다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요 몇일새 기사를 보니 한러간에 부쩍 접촉이 많아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모스크바에서 한러친선행사를 하고 한국의 고려인초청에 tv프로그램에서도 블라디보스톡 다큐를 하고...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가 맞닿아있는 국경의 길이를 보자면 참으로 아슬아슬할정도로 짧다.
그것도 중국측의 실수때문이라하니...
아뭏튼 우리로선 천만다행이란 표현으로도 부족할 지경이다.
대충 직선거리로 봐도 훈춘에서 방천까지가 핫산에서 두만강끝까지거리에 비해 4배정도 돼보인다.
역시 기억은 확실치 않으나 훈춘-방천간 택시주행시간이 한 40분? 이라 봤을때
핫산에서 바다까지는 10분남짓이면 도달할것 같다
가슴이 서늘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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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춘 라인호텔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나의 후줄근하고 컨트리한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분이 첫눈에 나를 알아보더니 조선족이라며 명함을 주셨다.
외모상으로는 나보다 오히려 자본주의에 물든 옷차림새로 사업체라도 운영하는분 같았다.
무척 반가워 하셨고
나중에 객실에 돌아와서 전화를 해보니
아이들은 한국 유학중인데 본인은 아직 한국방문을 못하고 있었다.
한국어 발음이 서투르지만 어법은 거의 완벽했다
한국을 와본 중국동포들은 한국인을 상당히 경계하는 표정이 역력하지만
와본적이 없는 조선족들은 상당히 한국인을 반가워 하고 있음을 이후에도 몇번이나 확인 하였다.
왜 그럴까?
그이유를 알것도 같지만.. 다 인간들의 사회현상 아니겠는가??

아침9시경 호텔을 나와서 어제의 택시기사에게 전화했더니 바로 왔다.
연길 족발집 사장님 말씀대로 야진도 130위안 정도 받은것 같다.
블라디보스톡 국제버스 피아오(티켓)를 대신 사달라고 부탁해서 기사가 6번 청구까지 직접가서 시간도 알아봐주었다.
역시 11시라고 했다.
기사와 우호적으로 헤어지고 오른쪽 탑승하는곳으로 가보니 러시아인이 한명 대기중이었다.
혹시 몰라 출발시간을 물어보니 11시라는 말은 하지도 않고 자꾸 10시 20분부터 20분간격 어쩌구 하는것이었다.
물론 영어는 전혀 안돼고 구글번역기로 의사를 전하는데 다른 러시아인에게 물어도 마찬가지 였다.
이런..이건 또 뭔가?
버스는 정말 10시 30분에 출발했다!
훈춘에서 딱 3명이 탔는데 버스안에는 이미 러시아인이 가득했다.
장춘에서 블라디보스톡가는 국제버스가 몇년전에 생겼다고 했는데
어디서 오는 버스인지 물어보지 못한게 아쉽다.

한국에서 날씨예보를 보니
하얼빈 하바로프스크가 서울보다 7도 낮다고 나와있었는데
왠걸? 오히혀 더 뜨거웠다.
태양빛이 뜨겁다더니 정말 따가웠다.
버스안 어떤 러시아남자는 아예 윗옷을 모두 벗고 있었는데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다.
덕분에 가지고 간 겨울 점퍼,바지를 몇번이나 던져버리고 싶었다.
돌아와서 만주의 이런 날씨이야기를 하면 다들 의외라고 할정도로 남한사람들은 만주를 너무 모르는것 아닌가 싶다.
러시아 연해주에 비해 흑룡강성이나 길림성은 빈땅이 안보일정도로 밭을 일구고 있다.
그만큼 자연파괴도 많겠지..

버스가 크라스키노 휴게소에 도착해서 화장실을 갔는데 아뿔사 유료 화장실이다!
남녀 갈림길 사이에 떡 하니 계산대가 있다.
15루블인가 하는데 깜박하고 지갑에 위안화만 가득담아둔것이다.
옆 러시아인에게 15루블만 꿔달라했더니 좀스럽게 뭐라고 혼자 주절거리기만 하고 안꿔준다.
됐고..아무데서나 해결할생각으로 근처 공터로 가볍게 뛰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꼭 늑대처럼 목에 갈기가 있는 세퍼트보다 더크고 시커먼 개가 공터 정면에서 나를 마주한것이다.
러시아 길거리에 목줄도 없는 큰개가 많다더니 그래도 이놈은 다행히 끈이라도 있구나하고
뒤로 획돌아 가는데 근처 러시아인이 살짝 비웃는것 같다.
다른쪽에서 일을 보고 버스를 막 타려는데 어떤 젊은 러시아 아주머니가 아들을 데리고 나오면서
저쪽에서 해결했느냐며 씨익 웃더니 자기아들도 그쪽으로 데리고 갔다.

크라스키노를 출발하면서 나에게 100위안을 더내라 하였다.
한참 번역기를 돌려 물어보니
훈춘에서 끊은 표(피아오)는 크라스키노까지만 해당하고 블라디보스톡까지는 100위안 더 필요했다.
근데 표와 피아오..어떤 단어가 먼저일까??

블라디보스톡에서 같이탄 러시아인은 약대생으로 길림성 북화대학에 다닌다고 했다.
버스에는 중국말을 잘하는 러시아 백인이 차장역할을 하고 있었다
나보고 니 한궈렌마? 하는데
아마 중국에서 태어난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발음이 능숙했다.
이후 흑룡강성 공안중에도 백연여자를 봤는데 러시아인의 한족화가 상당히 진행중인게 아닌가 싶다.
블라디보스톡 버스 정류장은 기차역(바그잘)에서 멀지 않았다.
지도맵만 3개를 봤는데 Yandex,2Gis,구글..
그래서 여기가 지금 어디인지는 금새 확인할수 있었다.
버스정류장에서 500루블에 택시를 타고 역까지 갔고
시간만 충분했다면 버스를 타거나 좀 걸어가도 2시간이 안걸릴것 같았다.
(300루블이 만원이다.)
훈춘에서 같이타서 몇시간동안 가이드역을 해준 러시아 약대생은 wechat 아이디만 알려주고 택시에서 먼저 내렸는데
500루블중 일부라도 줄줄 알았더니 그냥 횡하니 가버렸다~

기차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빠듯했다.
21시 30분 출발인데 20시정도 돼있었다.
훈춘에서 블라디보스톡간 시차가 3시간이나 돼다보니 갑자기 바빠진다
기차역 맞은편 마트에 식료품을 사러가니 짐을 보관할수 있는 캐비넷이 안보였다.
경비가 그냥 입구에 가방을 두고 쇼핑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지만 시종 불안했다.
물품 보관대가 어딘가에는 있지 않을까 싶은데..모르겠다.
쇼핑을 끝내고 나니 9시! 출발 30분 전이다
그래도 항구에는 가봐야겠다싶어 회사출근할때처럼 뛰었다.
사장교랑 여기저기 사진찍고 기차앞에 도착하니 출발 10분전이다.ㅋㅋ
이게 먼짓인가 싶다.

기차표는 예약증서로 자동발매하려했는데 러시아어를 모르니 어차피 직원에게 부탁해야 할것 같다.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공공장소에서 외국어표기가 부실하다.
기차표예매는 한국에서 했지만 쉽게 돼진 않았다.
기업은행 bc 제휴카드를 해외쇼핑가능하도록 bc카드 홈페이지에서 설정했는데도 계속 거절만 하더니
사용내역을 확인해보니 마지막 시도가 결제성공돼있었다.
분명히 에러만 났었는데...

중국기차는 외국인예매가 사실상 안돼지만
러시아열차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차이나트레인 이라는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실시간으로 채팅안내를 해주는데 하바로프스크에서 푸위엔 넘어갈수 있는지도 이곳에서 처음 가능성을 확인했다.
푸위엔-하얼빈 기차표를 예매하고 싶은데 우선 푸위엔에 넘어갈수 있는지 불어봤더니 바로 중국어 기사를 검색해서 해석해주었다.

즉 --客货运 이라고 했으니 사람과 화물이 같이 운행하는거 같긴 합니다.--
라고 답해주어서 수수료 만원을 주고
하얼빈서역-장춘 열차도 예매했다.
푸위엔-하얼빈은 란워..4인실이고 하얼빈서역- 장춘역은 동처 라는 우리의 ktx급의 고속 열차로 1등석으로 끊었다.

크라스키노 도착했을때부터 거리분위기는 이미 동양이 아니었다.
간판 글씨체와 눈에 확띠는 색깔들, 건물 모양...이게 아마 유럽?? 하는 기분이 들었다.
거리분위기가 뭔가 더 재밌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신형인데 핸드폰 충전에는 시간이 오래걸렸다.
역시 러시아의 물자 부족인가?
잠시후 러시아철도청 전기직원이 맞은편 좌석에 짐을 풀고 대화를 해보니
나보다 12살 어린데 취업을 상당히 일찍 했다.
북한 근로자가 백여명씩 팀을 이뤄 시베리아 열차 노선 곳곳에서 레일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고 한다.
본인도 북한에 여러번 들어가서 김정일도 바로 앞에서 봤다고 몇번이나 자랑한다.
하바로프스크에 가족이 있고 핫산에서 근무하는것 같다.
이친구와 연락처를 교환했는데 잊어버렸다.
배낭여행이 처음이다보니 덤벙대는 일이 많아서...참 안타깝다.

4인실이므로 나머지 두좌석은 러시아 군인들이 자리잡았고 이사람들은 바로 잠들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하바로프스크가 11시간이나 돼지만 저녘에 출발하다보니
한숨 자고나니 아침 8시가 다돼서 차장 아가씨가 깨우러 왔다.

하바로프스크의 아침.
어떤 사람 여행기에선 이역에서 러시아경찰에게 납치당했다는 글도 인터넷에 있던데.
아마 그것은 2010년 이전 이야기인듯..
카우치서핑에서 연락처를 교환한 안톤(가명)에게 월드폰으로 전화했더니 이미 나와있다.
안톤이 에어bnb에서 예약한 아파트까지 버스로 동행해 주었다.
아파트는 50평정도 돼보이는데 구조가 계속 헷갈릴정도로 크다.
16층빌딩의 가장 윗집으로 아마 건물이 주인이 아닌가 싶다.
방에는 애플컴퓨터도 있고 망원렌즈도 여러대..창너머로 아무르강이 바로앞에 펼쳐저 있었다.

하바로프스크에 가겠다고 하니 카우치서핑 하바로프스크 회원들이
5월 31일이 무슨날인지 알고 오는거냐고 물었다.
City Happy Day(День города Хабаровск:진 고라다 하바로프스크)라는 것이다.
하루종일 거리가 볼거리로 넘친다더니 정말 그랬다.
저녘엔 아무르강에서 불꽃놀이도 하고 거리행진 콘서트로 온 시내에서 축제가벌어졌다.

만약 2018년에 러시아 월드컵을 보러간다면
5월 31일에 하바로프스크 시민의 날을 구경하고 이루쿠츠쿠 바이칼호수 다차에서 몇일 지내다가
6월 중순경 서부로 가서 월드컵을 보면 좋을것 같다.

안톤과 사전에 쿠트조브카에 있다는 야생동물 보호센터에 가기로 했다
100달러를 주면 안톤의 친구가 자기차로 운전해주겠다고 했다.
어떤 기자가쓴 그곳을 소개하는 기사를 읽고 흥미가 생겼는데
주로 부상당하거나 해서 일반 동물원에 갈수 없는 동물들이 있다고 했다
가보니 역시 한쪽 뺨이 없는 호랑이가 있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비추다.
예전엔 몰라도 지금은 호랑이 곰 사슴 이렇게 3마리밖에 없었다
하바로프스크에서 남쪽으로 2시간을 꼬박 달려야 도달하는 거리인데
오고 가면서 러시아 시골 풍경을 보는것도 나쁘진 않았다
.
시골주택들이 많이 낡았고 단순한 모습이지만 내부는 아마 생각보다 아기자기한것 같다.
왜냐하면 나중에 하바로프스크거리에서 만난 아가씨들 주택도
밖에서 보기엔 낡았지만
페이스북에 올려논 집안 사진을 보면 의외로 여러가지로 꾸며져 있다
그런 평범한 집도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

중간에 부페식 러시아 식당에도 갔는데 러시아 음식이 편하진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 여자들은 나이가 많건 적건 친절하다.

동물원 사모님? 도 그렇고 안톤 친구들도 그렇고 참 키가 작다
역시 사람은 토양과 기후를 닮아가는걸까?
동양화된 서양인의 묘한 모습이다.

안톤이 남녀 한명씩 두명을 데리고 왔는데
영어작문이나 문장해석은 어느정도 하는데 듣기 말하기는 우리보다 훨씬 서툴렀다.
안톤은 여자친구가 있는 벨로루시 민스크로 이주할 계획이었다.
그래서 니가 가면 키타이스키(중국인)들이 하바로프스크를 채울거라 말해주었더니
처음엔 이해를 못하다가 나중에야 고개를 끄덕였다.
하바로프스크 러시아인들은 이미 그땅에의 정착을 체념해가는걸까?

안톤 그친구가 나이에 맞지않게 성숙한거 같아 역사관련 이야기를 많이 하였다.
우크라이나사태를 물었더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원래 한나라이므로 큰문제가 아니란식으로 말하면서
남북한도 전쟁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어서 더 할말이 없었다.

그외 인천에 있는 러일전쟁 기념비석사진을 보여주기도 하고
키타이스키란 말은 원래 거란인이란 뜻이지 중국 한족의 명칭은 아니라는등의 이야기를 했는데
후에 안톤의 프로필을 보니
나와의 대화를 통해 러시아와 극동을 다른면에서 볼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평했다.

안톤과 헤어지고 거리의 시민의 날 행사를 보다가 아무르강으로 가서 유람선처럼 보이는 배가 있길래
이배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느냐고 물었더니
승객중 아가씨 한명이
come back..around
300루블이라고 말해줘서 안심하고 승선했는데
스마트폰 배터리가 다해서 아무르강 사진을 찍진 못했다
유람선은 중국방향인 서쪽으로도 가는데 그배엔 손님이 거의 없었다.

압록강 두만강에 이어 아무르강까지 왔다.
배는 아무르강 철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데
시간이 된다면 배를 타고 캄차카쪽까지 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번에 푸위엔에 가지만 캄차카쪽으로 가는 정기운항선도 있다고 한다.
내가 갔을때도 낚시하고 돌아오는 승객들하며
아마 식당에 공급하는 음식인지 많은 식품들을 배에 싣고 있었다.

쿠트조브카 동물원에 가기전 안톤이 푸위엔 배표를 끊어주었는데
아무르강가에 푸위엔(ФуЮань)이라고 쓰인 작은 가건물에서 표를 팔고 있었다.
중국비자가 없으면 추가 요금이 든다고 하는것으로 보아 비자도 어떻게 발급이 돼는가 싶기도 한데
한국인도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나는 한국에서 복수비자를 끊어갔다.
표하나 사는데 안톤은 표파는 아주머니와 꽤나 많은 이야기를 했다.
아마 나처럼 표를 미리 사는사람은 드문것 같다.
우선은 현금결제하고 영수증만 하나 주고 모레와서 표는 다시 받을거라 한다.

안톤도 그랬고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이 푸위엔으로 가는 배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카우치서핑의 또다른 친구인 안나(가명)는 푸위엔에 갈수 있다고 했는데
안톤은 블라고베셴스크까지 가야 푸위엔 가는 배가 있다는 것이다.
그곳은 하바로프스크에서도 10시간정도 가야하는곳이라 다시 안나에게 물었더니

YOU DON'T NEED TO GO TO BLAGOVESHENSK!!!
Don't worry!!
You can go directly from khavarovsk to Fuyuan by ship.
이란 답장이 왔다

나중에 안톤에게도 다시 메일이 와서 자기가 잘못알았다며 미안하다면서
이렇게 푸위엔 표까지 직접 끊어준것이다.
아뭏튼 하바로프스크 한인회나 한국어교육원에도 메일과 전화로 연락해봤지만 그들은 그냥 모른다 안될거다란 대답뿐
러시아친구들처럼 알아바주려 하지도 않았다.
역시 타지에 가서 고향사람 믿지말라더니 그말이 맞는건가?

중앙시장에 가려다가 시계를 보니 역시 중국보다 세시간이 빠른지라 이미 8시!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 아파트에선 1층 현관문을 전자키로 여는지를 몰라 한참헤메다가
다른 주민이 들어갈때 따라들어가는 당황스런 일도 있었다.
16층 아파트문도 키가 무려 3개나 돼고 자물쇄도 세번을 돌려야 하는식이어서 적응이 잘안됐다.
치안에 무척 신경쓰는것 같았다

10시 아무르강 불꽃놀이는 한강불꽃놀이만큼 화려하진 않을지 몰라도
왜 내가 이곳을 이제야 알았는가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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