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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논문

이름 서진희 이메일 newway919@gmail.com
작성일 2015-12-29 조회수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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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광복 70주년에…박근혜가 한 일은 무기 구입!

 

광복 70주년에박근혜가 한 일은 무기 구입!

허무하게 지나가버린 광복·분단 70주년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2015.12.28. 17:46:59

 

 

 

올해도 변함없이 저물어 가고 있다. 한해를 정리하기에는 마음을 짓누르는 일이 너무 많고, 새해를 기약하기에는 희망의 빛이 가물가물하다.

 

교수들은 올 한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뽑았다. "세상이 온통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어지럽고 길이 없어 보인다"라는 의미이다. 대통령은 "혼이 비정상"인 사람들 탓으로 돌리지만, 많은 국민들은 '대통령의'라는 수식어를 "혼이 비정상" 앞에 붙인다. 왕이 될 수 없는 민주국가에서 왕 행세를, 그것도 왕의 가장 나쁜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현실에 대한 씁쓸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허무하게 저무는 '광복과 분단 70'

 

올해를 규정하는 압도적인 말은 '광복과 분단 70'이었다. 70년이라는 역사적 무게감도 그렇지만, 2008년 이후 역주행을 거듭해온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도 컸다. 남북한 지도자들 역시 남북관계 개선을 다짐했었다. 하지만 말뿐이었다. 남북한 당국의 일방주의적 관성은 여전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자기와의 싸움'에서 철저하게 패배했다. 남북관계의 해묵은 문제를 풀려고 하는 의지보다는 국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말았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면서 북한을 호출한 게 대표적이다. 북한을 더 화끈하게 비난해야 하는데 현행 교과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궤변을 동원해, '국정화 반대=종북'이라는 프레임을 짜려고 했다.

 

이러다 보니 간헐적으로 열린 남북대화는 '알리바이'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도 힘들어졌다. 문제를 푸는 수단이 되어야 할 대화가 '나는 문제를 풀려고 하는데 북한 때문에 안 된다'는 식의 알리바이를 만드는 데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정부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경고한 것처럼,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불신 프로세스'가 되고 말았다.

 

켜켜이 쌓인 남북관계의 문제를 푸는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만 놓고 보더라고 그렇다. 이 문제는 남북한 사이의 문제이다. 그래서 해결 주체도 남북한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관광 대금으로 지불되는 현금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는 해석에 아직도 집착하고 있다. 대북제재를 주도한 미국조차도 유엔의 대북제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렇게 민족 내부의 문제를 국제화시켜버리면 나중에 이 문제를 풀기란 더더욱 힘들어진다.

 

또 하나의 세계 1

 

이처럼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문제 해결의 구심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이에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의 원심력이 강해진 것도 올 한해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기실 중견국이자 지정학적 요충지인 한국은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주변국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면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눈치보기에 급급했다. '미국이냐, 중국이냐'는 가당치 않은 이분법에 한국 외교를 가둬버렸다.

 

이 사이에 한국은 또 한 가지 분야에서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세계에서 무기를 가장 많이 사들인 나라가 된 것이다. 작년 한 해 91000억 원이 넘는 돈을 외국에서 무기를 구매하는 데에 사용했고, 이 가운데 약 90%가 미제였다. 그런데도 여전히 북한보다 군사력이 떨어진다며 국방비와 무기 구매를 늘리는데 여념이 없다. 주요 국가들 가운데 복지비 지출은 가장 낮으면서 무기 구매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민낯을 잘 보여주는 지표도 없을 것이다.

 

희망을 찾기 힘든 시대이다. 하지만 절망과 포기는 혼군(昏君, 어리석은 임금)이 가장 원하는 말들이다. 정치에 대한 냉소와 외면이야말로 혼군을 쌀 찌우는 영양분이다. 분노와 절망의 시대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교훈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정치의 소중함'이 아닐까 한다. 우리에겐 '종잇돌'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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