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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서진희 이메일 newway919@gmail.com
작성일 2015-08-07 조회수 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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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광복 70년 vs. 원폭 70년, 핵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광복 70vs. 원폭 70, 핵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인간이 아니라 핵 산업에 죽음을!

 

김수로 청년초록네트워크 집행위원2015.08.06. 11:08:10

 

 

 

광복 70주년, '해방'의 이름 앞에 지워진 사람들

 

광복 70주년. 올해 들어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비롯한 각종 매체에서 익히 들어온 말이다. 이를 주제로 한 여러 광고와 다큐멘터리 등이 제작되었고, 정부는 광복절 하루 전날인 814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그렇다면, 원폭 70주년은 어떤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꽤나 생소하고 쉽게 와 닿지 않는 말일 것이다. 70년 전 86일과 9, 미국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투하했고 그로부터 약 일주일 후 일본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그리고 우리의 교과서는 이에 대해 '전체주의에 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라 일컬었다.

 

이 말이 진정 옳다면, 우리는 원폭 70주년이란 화두를 굳이 꺼내들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인류 최초의 핵무기로 인해 희생된 70만 명의 사람들의 분명한 삶을 모두 부정하는 말이며, 강제 징용 등으로 그곳에 있던 7만 명의 한국인 역시 철저히 지워버린 말이다. 원폭 70주년, 이는 광복 70주년이란 '해방'의 이름 앞에서 투명하게 잊혀져온 이들의 역사이다.

 

히로시마에서 핵발전소까지

 

그렇다면, 그들은 왜 잊혀져온 것일까. 70년 전 핵무기를 만들었던 이들은 단 한 번으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순식간에 스러지는 것을 생생히 목격했다. 세계에서 군사적, 경제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이들은 핵의 강력함을 실감함과 동시에 찬미했고, 핵 산업을 꾸준히 확장시켜나갔다. 그들은 핵무기를 더욱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발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란 미명 아래 세계 곳곳에 핵발전소를 지었다.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희생이 필연적으로 발생했고, 핵의 역사는 곧 핵 피해의 역사를 동반한 채 이어져왔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선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었고, 살아남은 이들도 피폭 후유증으로 인해 갖은 질병에 시달려야 했다.

 

이처럼 인류 최초로 핵 참사를 생생히 겪었음에도 일본 정부는 핵 산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갔고, 그 결과 지난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은 그곳을 떠나야했고, 방사능 누출은 지금까지도 멈추지 않았다.

 

충격에 빠진 전 세계의 여론은 핵발전소에 반대했고, 그에 따라 일본 정부는 자국 내에 있는 모든 핵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했으나 돌아오는 910, 후쿠시마 참사가 일어난 지 45개월 만에 센다이 핵발전소를 재가동하기로 확정지었다.

 

한국 정부 역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피폭자가 많은 나라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듯이 핵 발전에 지속적으로 박차를 가했다. 핵발전소가 무분별하게 지어지고 그 결과 핵발전소 밀집도가 세계 1위로 올라선 지난 70년 동안, 원폭 투하 이후 한반도에 돌아오거나 돌아오지 못한 한국인 피해자들은 한--미 정부의 외면 속에서 질병과 가난, 소외의 삶을 살아야했다.

 

2013, 이들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한국 정부가 외교적 의무를 다하고 있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근거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나, 지난 6월 법원은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들에 대한 '원폭피해자특별법' 관련 법안 역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채 계류 중에 있고, 일부는 폐기되었다.

 

이들 뿐만 아니라, 핵발전소와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나르느라 세워지는 초고압 송전탑, 송전선로 부지의 주민 등 핵으로 인한 희생자는 계속해서 늘어만 가고 있다.

 

70년 핵 피해의 역사, 이젠 끝내자

 

핵의 발전과 반비례해왔으나, 지난 70년 간 분명하게 이어져온 이들의 삶을 기억하고 핵 산업을 중단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731일과 81, 청년초록네트워크와 하자작업장학교에서는 핵 피해의 역사를 담은 시 낭독회 <70>'핵산업의 질주, 내몰리는 사람들'이란 주제 아래 푸른하늘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핵에 의해 내몰려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한국인 원폭 피해 2세와 후쿠시마 출신 청년, 영덕 핵발전소 부지 주민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그리고 다가오는 86, 청년초록네트워크는 70년 전 인류에게 핵이 최초로 등장했던 날을 맞아 오후 3시 광화문 광장에서 '푸른 하늘을 향한 행진'을 개최할 예정이다. 행진 후에는 한국, 일본, 대만(타이완) 청년들이 각국에서 핵 산업의 중단을 요구하는 '푸른 하늘 국제 선언'을 발표한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인류 최초의 핵폭탄이 만들어진 미국의 로스앨러모스에서는 매년 최초의 핵폭탄 실험을 기리는 기념회가 열린다고 한다. 수십만의 삶을 희생시킨 핵폭탄의 탄생이 기념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요구해야 할 것이다.

 

"인간이 아니라, 핵 산업에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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