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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논문

이름 서진희 이메일 newway919@gmail.com
작성일 2015-03-22 조회수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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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드 배치 논란의 배후, 미군 내부 갈등
 
 
사드 배치 논란의 배후, 미군 내부 갈등
정말 국방이 걱정된다면, 사드 같은 데 퍼주지 말고 당장 군화와 군 급식, 그리고 군인들의 월급 현실화에 써야
   
권종상 칼럼
 
  
 
출처: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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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사드 THAAD 는 앞으로 계속해서 한국 뉴스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사드 배치가 과연 미국 정부의 뜻인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아직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행정부 중심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가 직접 나온 적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김기종의 마크 리퍼트 장관에 대한 공격 이후 이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지요.

요즘 한국 언론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처럼 다뤄지고 있는 이 사드에 대한 뉴스들을 찬찬히 읽어보고 관련 팟캐스트들을 들어보면 사드 문제가 과연 '누구의 구미에 맞는 일인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일부 한국의 정치인들이 사드 카드를 놓지 않는가 하는 것도 궁금하거니와, 중국과의 관계는 과연 고려하고 있는가 하는 것도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이들 정치인들의 맹목적 친미주의도 문제겠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이 사건의 배경엔 미군 내부의 알력도 한 축을 자리잡고 있습니다. 시퀘스터라는 단어를 기억하십니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재정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미국은 군 예산을 감축시키기로 하고 이것을 연차로 얼마씩 감축시키기로 합니다. 여기에, 부시가 벌여놓은 전쟁은 재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미 행정부는 이라크와 아프간 쪽으로 가용병력을 돌리고 집중시켜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것은 지금도 미국이 전쟁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덪이 되고 있습니다.

태평양 쪽을 중시하겠다는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미군은 한국에서 가용 가능한 핵심 전력을 당장 한국에서 빼 나가야 했습니다. 주한미군의 사령관들은 자신들이 아파치 헬기 대대 같은 핵심전력들이 한국에서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었습니다. 게다가, 군비감축 논의는 결국 군의 구조마저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역대로 사성 장군이 맡았던 태평양 지역 사령관을 투스타 급으로 그 격을 낮추려는 논의들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미군 내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던 세력들을 자극했습니다. 미군의 모든 전력이 재래적 구조를 탈피해서 새로운 전쟁에 맞춰서 재편되어가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군대만이 냉전 시대 상황의 구조와 사고를 갖고 있다는 것도 문제의 한 축이 됐습니다.

커티스 스카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은 최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사드 문제를 간접으로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사드 급의 무기는 '전략무기' 입니다. 이것은 전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1개 포대의 가격이 우리 돈으로 2조원 정도가 드는 무기이고, 이른바 엑스밴드 레이더 같은 것들이 따라붙는 이런 무기는 '전략무기' 입니다. 즉, 주한미군 사령부는 사드를 우리나라에 배치함으로서 '북한 핵'보다는 그 위상이 축소되고 있는 주한미군 및 태평양지역 사령부 자체를 보호하는 효과를 지니게 되는 것이지요. 사드 같은 전략무기가 배치되는데 어떻게 이런 부대를 투스타급이 지휘하는가, 하는 그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지금 뜨겁게 돌아가고 있는 사드 배치 논쟁은 애초에 미군 내의 파워게임으로 시작됐는데, 여기에 한국의 사드 지지파들도 올라탄 겁니다. 김기종은 여기에 본의든 아니든 간에 기름을 부어버린 셈이고. 한국의 수구 극우세력은 주한 미군의 위상이 대장급에서 소장급으로 내려갈 경우, 한반도 안보에 대해 미국이 이전보다 나아진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을 뜻하고, 그것은 결국 냉전 분위기의 확산과 고착을 통해 자기들의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그들의 이해에 어긋나기 때문에 사드 배치 논쟁을 통해 냉전화를 계속해서 유지하려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중국이라는 지역 패권이 개입하고 있는 것이고, 그 중국은 우리의 경제를 죽이거나 살릴 수 있는 힘을 지닌 세력이라는 것이 집권세력의 부담이 된 것입니다. 외교 당국과 국방부의 엇박자는 이같은 이해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고.

문제는, 미국이 사드 배치의 부담을 우리쪽으로 떠 넘기려 한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사드는 미국의 무기입니다. 그들이 설치하고 싶다면 할 것입니다. 우리가 놔라 마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 우리 군대의 작전권을 갖고 있는 것은 어차피 미국이라는 한심한 사실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어떻게든 우리에게 부담을 떠넘기려 하는데, 그걸 효과적으로 막아내어 사드를 설치하더라도 "너희 돈으로 해라"라고 말하기보다는 "우리가 들여와야 한다"며 난리를 치는 세력들. 이들이 사드를 우리 돈으로 사서 들여놓을 경우, 그들에게 리베이트 이익이 돌아가리라고 생각하는 건 오히려 타당하고 합리적인 추정 아닐까요?

게다가 F-35 전투기나 이 사드 같은 것들은 시제품이 있다고 해도 미국에서 대량 생산한 무기들이 아닙니다. 즉, 한국은 심지어 미국 무기의 개발 과정에 돈을 대주겠다고 하는 거나 다름없는 겁니다. 이것이야말로 국부를 낭비하는 것 아닙니까? 심지어 4대강에 비교해봐도, 4대강 사업에 퍼부어진 돈은 그나마 우리나라에 머물렀지만, 사드의 경우 그 이익이 당연히 미국 군산복합체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들의 봉이 되는 것을 만약에 단계별로 말할 수 있다면, 우리는 궁극적인 봉이 되는 겁니다. 개발 단계에서 돈 대주는 건 물론, 이게 '만약에 대량생산될 경우' 우리가 가장 먼저 구입하게 된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게 대당 2조. 과거 재래전 전쟁 하나에 투입될 비용이 무기 하나로 들어가는, 참으로 비생산적인 짓이라는 겁니다. 정말 국방이 걱정된다면, 사드 같은 데 퍼주지 말고 당장 군화와 군 급식, 그리고 군인들의 월급 현실화 같은 데 쓸 일입니다.

이 사드의 정확한 목적은 고고도 요격이라는 겁니다. 그것도 ICBM 급 미사일의 요격. 북쪽의 핵이 걱정되어 미국이 사드를 배치한다면, 미국보다 일본에 설치하는 것이 더 맞습니다. 그러나 원폭포비아가 있는데다 후쿠시마를 실제로 겪으며 핵전쟁의 공포를 피부로 느끼고 알고 있는 일본이 미국의 사드 배치를 그냥 보고만 있을까요? 그러니 만만한 한국이 선택된 것이지요. 그런데, 우연히 뉴스를 들어보니 미국에서 사드 배치의 최적의 장소로 대구를 거론했다지요.

아무튼 우리는 이 사드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적어도 여기에 대해서 더 알아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스스로의 국방을 위한 지휘권조차도 갖고 있지 못한 대한민국이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정치권의 논리에 저렇게 국방 관련 문제들이 출렁거리는 것을 보면 오히려 그게 불행중 다행인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래저래 정치의 선진화가 더욱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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