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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임종인 이메일 newway919@gmail.com
작성일 2014-09-29 조회수 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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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답사기

시베리아 답사기

  임 종 인 (전 국회의원)

1. 일정  

2014년 8. 25(월)부터 9. 2(화) 까지 8박 9일간 블라디보스톡과 하바로프스크, 이르쿠츠크와 바이칼 호수를 다녀왔다. (사)대륙으로 가는 길이 주최하는 시베리아 탐사 여행으로 28명이 일행이었다. 호텔에서는 4박만 하고, 시베리아 기차에서 4박, 1박은 이르쿠츠크에서 인천공항 오는 비행기에서 한, 매우 힘든 일정이었다.

  

2. 취지 

(사)대륙으로 가는 길 정동영 상임고문은 취지문에서 이렇게 시베리아 탐사 의미를 적었다.

“통일의 꿈을 안고 작년(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 한민족의 시원인 바이칼 호수로 떠납니다. 부산에서 배낭을 메고 서울과 평양을 거쳐,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바이칼 호수를 지나 모스크바와 파리, 런던까지 달려갈 날을 꿈 꿔 봅니다. 한민족의 꿈은 언젠가 이뤄집니다. 바이칼 호수에는 한민족의 뜨거운 피가 흐르고, 시베리아 열차에는 고려인 강제이주의 아픔과 잃어버린 대륙으로 가는 통일의 꿈이 서려 있습니다. 시베리아 열차를 타고 가는 바이칼로 가는 여정에는 조선 독립군의 발자취가 새겨져 있고, 시베리아 호랑이가 으르렁거리고, 영화 닥터 지바고의 음악이 흐르고, 톨스토이 문학이 아른 거립니다. 정치인 변호사 교수 기업인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열린 토론을 하며, 남북철도를 연결하여 끊어진 남북을 잇고, 넓디 넓은 대륙과의 길을 열어, 한반도가 대륙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

  

3. 여행 스케쥴 

8월 25일 첫날, 비행기로 블라디보스톡(앞으로 블라디라 한다)에 간다. 시내 구경 후 밤차로 하바로프스크(앞으로 하바라 한다)에 간다. 8월 26일 둘째날 아침, 하바에 도착해 시내와 아무르강을 보고, 하바 호텔에서 묵는다, 8월 27일 셋째날 아침, 하바역을 출발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2박3일-60시간-3,348km- 탄다. 이번 여행의 두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는 바이칼호 구경이다. 8월 29일 다섯째날 밤에 이르쿠츠크 시내 호텔에서 3박한다. 여기서 앙가라강, 이르쿠츠크 시내 구경과 우리 민족의 시원인 바이칼호를 둘러보고 트레킹 한다. 9월 1일 8일째 밤, 비행기를 이르쿠츠크 공항에서 타고, 9월 2일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4. 2013년 제1차 대륙으로 가는 길 시베리아 탐사 

작년 일정은 8월 12일 ~ 20일 이었다. 간 곳은 비슷했다. 바이칼 호수 안에 있는 알혼섬에 가서 하룻밤을 잤는데, 올해는 알혼섬에 가지 않고, 이르쿠츠크 근처 바이칼 호수 주위 기차와 배를 탔고, 7시간 트레킹을 한 것이 달랐다. 26명이 갔었다. 미국에서 오신 한민족비전 연구소회원- 심송무, 안재경, 이원복, 임마철, 전병관, 하상언 김택용-이 7분이었다. 나머지 참가자의 이름을 적어 둔다. 정동영, 민혜경, 김광심, 김낙순, 김남배, 김연철, 나종문, 문백한, 문인옥, 박영희, 송경희, 신현식, 안남영, 윤선근, 윤영선, 이병렬, 이상호, 조준수, 임종인  

 

2013 제1차 대륙으로 가는 길 시베리아 탐사단 (독수리 전망대에서)

 

5. 개인적으로 다섯 번째 바이칼행  

내가 바이칼 호수에 처음 간 때는 1999년 8월이었다. 외대 러시아과 김현택 교수와 김지영 내과 의사 선생님과 이인람 변호사 등 10명과 함께. 내 외아들 의진이도 고교 1년생이었는데 함께 갔다. 그 때는 시베리아 열차를 타지 않고 블라디에서 비행기로 4시간 걸려 이르쿠츠크에 가서 바이칼 호수 구경 후 비행기로 몽고 울란바따르에 갔다가 서울로 왔다. 두 번째는 몇 명의 국회의원과 함께 2005년 1월 - 인천 블라디는 비행기로, 시베리아 기차로 이르쿠츠크에 가서, 바이칼 호수를 본 뒤 비행기로 모스크바, 쌩빼쩨르부르크, 서울로 오는 일정이었다. 세 번째는 2008년 8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사업회 대학생 시베리아 독립유적지 답사에 따라 간 것이었다. 동해항에서 배로 러시아 나홋(블라디 근처 항구)에 도착한 뒤, 블라디, 하바, 이르쿠츠크 기차로 바이칼 호수를 보고 인천에 오는 일정이었다. 4번째는 작년에 대륙으로 가는 길 1차 시베리아 답사에 따라 간 것이다.  

 

6. 2014. 8. 25 첫째날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비행기 출발시간은 11시였다. 인천공항 집합시간이 8시. 일행은 28명, 처음 보는 분도 여러 분 계셨지만 모두 반갑게 인사했다. 일행 28명은 다음과 같은 분들이었다. 강동호 축제 뉴스 발행인, 김경수 자연주식회사 사장, 김국 서경대학교 산업경영시스템 공학과 교수, 김명신 전 서울시 의원, 김세원 전 외환은행 지점장, 김재석 제이에스 경영컨설팅 대표, 나종팔 한국 도선사 협회장, 나태수 전남대 로스쿨 학생(나종팔 회장님 아들), 도상록 가림마을 영농조합법인 대표, 민우기 우진산업 고문, 박경진 안산 국악협회이사, 박상규 전 국회의원, 박용모 전 송파구 의회 의장, 안봉락 신생활 화장품 회장, 안상운 변호사, 양형일 전 국회의원, 유상두 전 호남향우회 전국회장, 이강록 세계 종합격투기 연맹 총장, 이인람 변호사, 정동영 대륙으로 가는 길 상임고문, 조명희 양심수후원회 부회장, 조진경 유투에스알 대표, 채규명 재원피앤피 대표, 최규식 대륙으로 가는 길 소장, 최성률 대진이화 대표, 김성호 전 국회의원, 이시연 대륙으로 가는 길 간사, 그리고 나, 임종인- 여행은 한번 가본 것을 또 가도 사람이 다르면 여행의 맛이 달라진다니 기대가 컸다. 

블라디에 도착하니 3시 반이다(우리보다 2시간 빠르다). 블라디에 북한 땅을 거쳐 가면 1시간이면 올 시간인데 북한 땅을 우회하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누가 말씀하셨다. 공항 건물이 새 건물이고, 입국심사 직원들의 눈매가 많이 부드러워 진 것을 느꼈다. 블라디 시내에 들어오며 내가 사회를 보며 28명 일행이 간단한 자기 소개와 여행소감을 이야기 했는데, 모두 조리있게 재미있게 말씀하셨다.  

 

2014.08.25 블라디보스톡 공항에서

 

블라디에 와 보니(작년도 느꼈지만) 도시가 깨끗해지고 매연이 없어진 것이 새로웠다. 2012년 아펙 정상회담을 위해 도시가 정비도 되었겠지만, 경제가 많이 상승한 것을 느꼈다. 블라디에 오면 늘 보듯이 -시내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독수리 전망대, 잠수함 박물관, 신한촌 기념비-에 갔다. 우리 한인 선조는 구한말 1860년부터 블라디 등 연해주에 이주하였다. 그 후 블라디는 독립운동의 거점이 되었다. 최재형, 이상설, 이동녕, 안중근, 신채호, 장도빈 선생님 등 독립운동 항일투사들의 혼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그런데 1937년 8월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에 따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로 18만명이 이주하게 되었다. 이 때 수많은 사람이 죽고 도착해서도 아무것도 없는 중앙아시아에서 갖은 고생을 다하였다. 이 후손들의 이야기를 내가 직접 만나고 들은 때는 작년 2013년 5월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다. 현재 약 30만명의 고려인이 그 곳에서 살고 계신다. 고려인 강제이주에 대해 잘 쓴 책은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의 ‘회상의 열차를 타고’이다(1999 한길사).

 

저녁식사를 한 뒤 21시 15분 하바로 가는 시베리아 기차를 탔다. 4사람이 한 방에 타는 2등석이 우리가 예약한 기차칸이다. 우리는 28명이라 기차 한 칸을 모두 쓰게 되었다.

 

7. 둘째날 8. 26 하바 유적지 답사 

블라디에서 하바까지는 11시간 걸리고, 도착시간은 다음날인 8월 26일 아침 08시 15분 이었다. 시베리아 기차에서는 이방 저방 다니며 보드카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것이 관행이라는 데, 우리 일행은 특별히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를 너무 잘 수행했다. 하바에서는 혁명내전 기념탑, 조명희 선생 생가, 러시아 정교 사원, 박물관, 아무르강을 견학하였다. 하바는 동 시베리아의 중심도시다. 특히 군사령부가 있는 곳이다. 아무르강은 중국과 국경 강으로 중국에서는 헤이룽지앙(흑룡강)이라 부른다. 저녁 식사 후 아무르강 오가는 배를 타고 해 넘어가는 광경을 본 사람은 일행 중 8명이었는데, 정말 멋진 해넘이였다. 하바나 블라디나 이르크즈크나 인구는 약 60만명 정도로 시베리아의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핵심도시이다.

  

8. 셋째날 8. 27-다섯째 날 8. 29 시베리아 기차 안에서  

27일 08시 09분 기차를 타고 하바를 떠나 이르쿠츠크를 향해 갔다. 약 60시간이 걸리고, 거리는 3,348km 이다. 기차에서는 매일 3시부터 5시까지는 모여서 이른 바 학습 및 토론을 했다. 일행이 모두 훌륭한 분들이 많아 돌아가며 자신이 하는 일을 이야기 하고, 몇 명이 돌아가며 강의를 했다. 정동영 고문의 남북관계와 시베리아 관계, 김국 교수의 물류를 통한 시베리아 유럽 진출, 박상규 선배의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 비사, 내가 한 러시아 현대사 등이 강의 내용이다. 그리고 많은 분들과 보드카를 마시며 밤낮 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경치는 좋지만 곧 지루하다. 내가 4번이나 시베리아 기차를 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2014.08.27 정동영 고문의 ‘남북관계와 시베리아 관계’ 강의 (TSR 열차에서)

 

 

2014.08.28. 김국 교수의 ‘물류를 통한 시베리아 유럽 진출’ 강의 (TSR 열차에서)

 

 

2014.08.28 임종인 전 의원의 ‘러시아 현대사’ 강의 (TSR 열차에서)

 

 

2014.08.29 박상규 전 의원의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 비사’ (TSR 열차에서)

 

시베리아 기차여행에 관해서는 백남운(1895-1974 역사학자, 경제학자 정치가)의 쏘련인상을 추천한다. 이 책은 백남운이 1949년 북한 정권의 교육상으로 김일성등 각료와 함께 모스크바를 시베리아 기차로 다녀 온 여행기이다. 시베리아 기차 역 사이 걸린 시간, 멈춘 시간, 정차역의 풍경, 정차역에서의 운동등이 재미있게 나와 있다. 정부수립기 북한지식인의 사상동향과 쏘련의 면모도 알 수 있다. 현대한국학 연구소 자료 총서로 2005년 복간됐다.

 

바이칼호에 가까운 중요하고 큰 도시는 치타와 울란우데가 있다. 치타는 시베리아 철도에서 중국 하르빈으로 가는 철도가 갈리는 도시이고, 울란우데는 시베리아 철도와 몽고로 가는 철도 갈리는 도시다. 울란우데는 우리와 얼굴이 비슷한 브라티야족이 많이 사는 브라티야 공화국의 수도이다.  

2박 3일간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지만, 이는 다른 분에게 맡긴다.

  

9. 8. 29 이르쿠츠크 도착 후 8.30 엿새 째 

8월 30일 바이칼호 트레킹에 나섰다. 바이칼호 박물관에 가서 바이칼호에 관한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바이칼호는 세계 최대의 담수호이고 면적이 남북 636km이다. 전 세계 담수량의 25%라 한다. 호수라기 보다는 바다이다.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23km를 바이칼 호수를 보며 걷는 것은 정말 장관이었다. 기차 여행 뒤라 힘이 들었고, 다른 연장자분들은 더 힘들었지만, 바다같은 호수 파란 물을 보며, 낭떠러지 같은 곳도 밑에 두며, 걷고 또 걷는 것은 너무 좋았다. 많은 일행들이 트레킹 초반에는 “정말 좋다”라고 하다가, 중반에는 “너무 힘들다”고 말하다가, 종반에는 “누가 이런 코스를 잡았느냐”고 화를 냈지만... 나중 서울에 돌아와 대부분의 일행이 이 트레킹이 이번 시베리아 답사 중 가장 기억이 남는다고 이야기했다. 트레킹을 마치고 마을에 내려와 마신 맥주 맛은 정말 좋았다. 작은 마을 통나무 도서관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 시베리아 사람들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2014.08.30 바이칼 호수 트레킹 중

 

 

2014.08.30 바이칼 호수 트레킹을 마치고 마을 가게에서

 

9. 8. 31 바이칼호 이틀째  

이날은 이르쿠츠크 근처 바이칼역에서 바이칼 호수길을 달리는 기차를 타고, 배로 이르쿠츠크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전날 일정이 너무 힘이 들어서 5명은 호텔에서 더 쉬다가 이르쿠츠크 시내 유적지를 둘러보았다. 경치가 좋은 것은 말할 나위가 없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인 이르쿠츠즈크로 돌아오는 바이칼호 배에서 푸른 호수를 보며 박경진 선생의 창-사철가, 사랑가-등을 따라 부르며 모두 호연지기를 기른 것이다. 

 

2014.08.31 바이칼호 유람선에서 듣는 박경진 선생님의 구성진 창 한 자락

  

10. 8일째 이르쿠츠크 유적지, 브라티야 박물관 견학 

데카브리스트 혁명가들이 살던 곳을 본 다음, 브라티야 박물관에서 원주민-몽고족의 일족이라는-들의 삶을 살펴보았다. 러시아에는 122민족이 산다는 데, 우리와 비슷한 계통의 우랄알타이 족이 많다고 한다. 어떻게 그들이 살아왔는지, 러시아족과 어떤 갈등을 빚어 왔는지,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늘 궁금하지만, 아직 공부가 부족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들의 역사와 현재를 알고 싶다.

 

11. 9일째 이르쿠츠즈크 출발- 인천공항 도착 

3시 15분 이르쿠츠크 출발(이르쿠츠크는 우리와 시간대가 같다) -7시 인천공항 도착해 8박 9일의 정말 힘든 일정을 마쳤다. 이 여행 도중 미국 역사학자 라자높스키의 러시아의 역사(까치 출판사)를 읽은 것은 큰 소득이었다. 러시아사를 흥미있게 쓴 책이었는데, 이 책은 외대 김현택 교수가 추천해서 우리 일행 대부분은 사전, 여행 도중, 여행 후 읽은 것으로 안다.

  

여행은 누구와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느낀 것도 이번 여행의 큰 소득이었다. 여행하다보면 마음이 안 맞아서 싸우거나, 개인 행동을 심하게 하거나 술에 취해서 다른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번 답사에는 교양과 인품을 갖춘 분들이 와서 그런지 아무 탈없이 기분좋게 공부하고, 토론하고, 구경하고, 술 마시고, 걷고 했다. 함께 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특히 사전에 책자 만들고, 물건, 식량을 구입하는 등 모든 수고를 아끼지 않은 이시연 간사와 귀한 음식과 술을 여러차례 제공해준 이강록 회장에게 특히 고마움을 표시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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