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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김형석 이메일 newway919@gmail.com
작성일 2013-06-27 조회수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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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문화칼럼] 메갈로돈의 종말
[문화칼럼] 메갈로돈의 종말
 
상어의 조상이라는 메갈로돈(megalodon)은 ‘거대한 이빨’이란 뜻으로 중생대에 살았던 연골어류의 한 종류다. 크기는 50미터, 무게는 45톤이나 나갔다. 현존하는 가장 큰 흰긴수염고래가 30미터라니 그 보다도 크다. 헐리웃 영화 ‘죠스’에서 본 인간을 공격하는 백상아리의 공격은 공포였는데 만약 괴물 메갈로돈이 살아있는 바다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고대 최강 포식자로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도 한입거리인 고대상어 '메칼로돈'. 고래를 공격하는 이미지 사진으로 괴물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해양 생태계의 정점에 섰던 포식자 메갈로돈은 약 160만 년 전까지 번성했다는데 약육강식의 바다에서 결국 멸종했다. 많은 학자들은 메갈로돈 종말의 가장 큰 이유를 ‘빙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지방층을 보유했던 고래들은 지방층 덕에 극지방에서도 살아갈 수 있었으나, 고래보다 피하지방층이 적었던 상어류는 적도 부근으로 점차 이동하게 되었다.
몸짓 키우기만 신경 써온 냉혈동물인 메갈로돈은 빙하기라는 위기에 따뜻한 적도 지방으로 몰리면서 결국 먹이 부족으로 멸종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러나 현존하는 바다의 최고 포식자 상어는 ‘창조적 혁신’으로 살아남았다. 유연성과 민첩함을 유지하면서 차가운 바다에서 살아가기 위해 ‘따뜻한 피’로 진화해 성공적인 제왕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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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는 야수처럼 '정글의 법칙'만 존재하는 그들만의 리그, 2008년 전세계 금융위기를 그린 영화 '마진 콜' 포스터
 
인정하기 싫겠지만 인간의 조상은 쥐다. 45억 년 전에 형성되었다는 지구에서 생존하던 동식물들은 수많은 절멸의 공포가 다가왔지만 인류의 조상에게 위기가 기회였다. 6500만 년 전, 지구에 혜성 충돌로 거대한 공룡이 전멸하자 살아남은 연약했던 포유류 쥐가 진화해 인류가 되었단다. 그래서 어린 동심에 미키마우스 만화영화가 친근하게 다가왔었던가?
연휴 때, IPTV로 개봉관에서 못 본 블록버스터, 스릴러, 예술, 멜로, SF 영화와 자연 다큐를 실컷 보았다. 그중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진원지 월스트리트의 불편한 진실을 다룬 영화 ‘마진 콜(margin call)’이 충격이었다.
 
 
자본주의 추악한 민낯을 공개한 금융 스캔들 '마진콜'. 아이의 웃는 사진이 있는 퇴근한 직원 책상 앞에서 가족의 행복을 파괴하는 음모가 시작된다
 
 
위대한 영혼, 간디의 나라를 망치게 하는 사회 큰 죄악 7가지 중 ‘땀 흘리지 않는 부(富)’처럼 연봉이 보너스 빼고 1000억 원이라는 회장. 자신의 금융회사가 ‘서브프라임모기지(유독성 증권)’ 때문에 치명적인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상도덕이나 윤리의식 없이 ‘폭탄 돌리기’를 지시한다. 회사가 보유한 파생상품이 곧 휴지조각이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임직원들은 상여금의 유혹에 동참해 타 금융회사와 수천만 가정의 행복을 추풍낙엽으로 만든다.
직원들 80%를 정리해고하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냉혈한 임원은 키우던 애완견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며 개 무덤을 삽질하는 엔딩 장면은 압권이다. ‘악어의 눈물’로 자신의 묘지를 파는 것을 연상한 사람은 필자뿐일까?
 
 
 
울산여행 중 들린 장생포고래박물관. 경북 울진에서 고래 잡는 원시상어 '메갈로돈'의 이빨 화석이 발견, 한반도 서식이 확인 되었다
 
 
정의와 분노의 윤리학도가 되게 하는 이 영화를 보다 인간의 탐욕, 허영심,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의 금융권 문제적 인간군상들과 IMF 사태, 금융위기를 겪은 우리나라의 서민들 피눈물과 자살 등이 오버랩 되었다. 타인이 마우스 하나 까닥 잘못하면 ‘나비효과’처럼 내 인생이 처절한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다는 현실이 무서운 세상이다.
인간이 가장 좋아하는 금속, 금(金)도 소행성 충돌의 선물이다.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한 천민자본주의 시대에 황금은 신(神)의 선물이 아니라 ‘탐욕의 감옥’이 아닐까? 대한민국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따뜻한 피로 소통되는 공생의 공동체는 요원한가?
 
 
김형석/컬처 크리에이터(Culture Creator), 前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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